
낯선 내용으로 보여 처음에는 방치해 두었다가 지은이의 다른책 [뉴타입의 시대]를 읽은후 호기심에 잡아 들었다.
야마구치 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제목이 범상치 않다.

<프롤로그>
우리는 왜 '철학'을 배워야만 하는가?
1. 상황을 정확하게 통찰한다
2. 비판적 사고의 핵심을 배운다
3. 어젠다를 정한다
과제를 정한다. 상식을 의심하는 태도를 몸에 익힐 게 아니라, 그냥 넘어가도 좋은 상식과 의심해야 하는 상식을 판별할 줄 아는 안목을 갖추는 일이다. 이러한 안목을 길러 주는 것이 바로 공간축과 시간축에서 지식을 확산하는 일, 즉 교양을 갖추는 일이다.
4.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읽은후 느낌>
'이런 시각도 있네, 재미있다.'
철학자의 결론을 설명한다기 보다 그 과정의 선상에서 현실을 어떻게 돌아볼 것인가를 말해준다.
정치하는 사람, 기획하는 사람, 사업하는 사람,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철학이 이래서 필요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 재미없을 거라 여겼는데 참 흥미롭다.
49가지 명제를 사람-조직-사회-사고로만 분류하여 나열한 구성이고, 인상 깊었던 몇 가지 주제는.
▶ 자유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을 동반한다
ㅇ자유로부터의 도피 - 에리히 프롬
프롬은 나치 독일에서 발생한 파시즘에 주목했다. 왜 비싼 대가를 치르고 획득한 '자유의 과실'을 맛본 근대인이 그것을 내던져 버리고 파시즘의 전체주의에 그토록 열광했을까? 날카로운 고찰은 언제나 예리한 질문에서 탄생한다.
자유의 대가로서 필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폐부를 찌르는 듯한 고독과 책임의 무게에 몹시 지친 나머지 그들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손에 넣은 자유를 내던지고 나치의 전체주의를 택한다.
프롬은 하층 및 중산계급 중에서 나치즘을 반기며 맞이한 이들이 자유로부터 도피하기 쉬운 성격이며 자유의 무게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존과 종속을 추구하는 성향임을 밝히고 이를 '권위주의적 성격'이라고 명명했다. 이 권위주의적 성격이 파시즘 지지의 기반이 되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꼭 필요한 것은 자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데 용기와 강인함을 지니고 자아를 철저하게 긍정하는 일이다.
▶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ㅇ악의 평범성 - 한나 아렌트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평범한 인간이야말로 극도의 악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사람은 아이히만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 인간이 되느냐 악마가 되느냐는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
ㅇ인지 부조화 - 리언 페스팅어
'아이히만 실험'의 결과에서 인간은 권위에 놀랄 정도로 취약한 본성을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 권위에 대항하는 약간의 반대 의견 또는 양심과 자제심을 부추기는 작은 도움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인간성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이는 조직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 "이것은 잘못된 게 아닌가!"라고 맨 먼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분명하게 보여 준다.
▶ 공평한 사회일수록 차별에 의한 상처가 깊다
ㅇ격차 - 세르주 모스코비치
공평이나 공정과 정반대에 있는 차별이 이질성에 의해서 생겨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차별이나 격차는 우리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동질성'이 높기 때문에 발생한다.
나와 깊은 공통성을 지닌 자, 나와 같은 의견을 갖고 같은 신념을 지니고 있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발견되는 불화는, 설령 작은 일일지라도 참을 수 없다. 그 불일치는 실제의 정보도다 훨씬 심각하게 나타난다.
우리가 안이하게 궁극의 이상으로 내건 '공정하고 공평한 평가'는 정말로 바람직한 것일까? 그 이상이 실현되었음에도 '당신은 뒤처져 있다'고 평가받는 많은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 자기 존재를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그러한 사회와 조직은 정말로 우리에게 이상적인 것일까?
▶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ㅇ미래예측 - 앨런 케어
엘런 케이는 1972년 논문에 '이런 것이 있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해 그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그렸고 이것이 실제로 만들어 지도록 끈질기게 운동을 벌였다.


지금 존재하는 세계는 우연히 만들어진 게 아니다. 어디선가 누군가가 행한 의사 결정이 축적되어 지금 이 세계의 풍경이 그려진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라고 남에게 질문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어떻게 만들고 싶은가?"라고 자문해야 할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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