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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고미숙 - 프런티어)

소개
표지가 휴일에 쉬는 내 모습과 같다. 연암 박지원에게 배우는 잉여시대를 사는법. 책크기는 좀 작다(핸드북같은). 청년뿐아니라 백수가 되고픈 모든 세대에 걸쳐 추천하는 책. '백수'는 상징의 의미인 줄 알았다가 읽어 보니 실제 '백수'였음.

'청년백수'를 향한 세 가지 제안
1. 노동해방
2. 중독탈출 - 부동산과 주식 역시 투자를 빙자한 투기다
3. 망상(꿈)타파 - 제발 꿈꾸지 마라. 청춘은 청춘 그 자체로 충분하다. 사람은 꿈을 이루기 위해 살지 않는다. 어떤 가치, 어떤 목적도 삶보다 더 고귀할 수 없다.

1장.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슬기로운 백수생활
소크라테스, 공자, 부처, 노자... 이들은 우리 시대 언어로 치면 '백수'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귀족과 자유인, 조선시대의 양반, 인도의 브라만. 이들도 백수다. 직업과 노동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 인류가 지향하는 가장 고매하고 보편적인 코스가 아닐까.

2장. 우정, 백수의 최고 자산
관계는 화폐에 선행한다
산업화 세대는 끼니 걱정 하지 않고 자식들 공부시키는 것. 민주화 세대는 감옥이나 공장에 가지 않고 평범한 중산층으로 살아가는 것.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도, 꿈을 이룬 청년도 외롭다. 생명은 네트워킹이다. 태어나면서 가족, 마을, 사회, 국가, 문화 등의 그물망에 접속하지 않는가. 청춘이 해야할 일은 외로움에 대한 탐구이고 그러다 보면 관계는 화폐에 선행한다는 것, 삶은 관계의 지도라는 것을 알고 관계란 '인맥'이 아니라 '인복'을 의미한다. 인맥쌓기가 아닌 인복누리기.

3장. '집'의 시대에서 '길'의 시대로
백수의 특권, 주유천하
집에서 탈출하라. 집에서 길로. '골방'에서 '광장'으로
4차산업혁명은 거기서 더 나아가 O2O -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이 핵심이다. 그 유연성은 집에서는 결코 불가능하다. 오직 길에서만 가능하다. 디지털 노마드가 될 것인가, 디지털 좀비가 될 것인가?

백수의 행동강령

첫번째, 해가 뜨면 무조건 튀어나온다.
가족들이 깨기전에 스스로 밥을 먹고 나오라, 아니면 아침은 같이 먹더라도 절대 두 끼 이상은 집에서 먹지 않는다. 골방에 갇혀 있다 보면 원망과 분노가 치밀고 고립과 소외, 상처로 이어진다. 가족은 천륜이다. 서로를 서포트해주는 최후의 보루이지, 자기 인생을 펼치는 무대가 아니다. 고로, 각자의 길을 가야한다. 그 길을 가는데 가족은 든든한 '빽'이 되어주어야 한다.

두번째, 공유경제에 접속하라.
쉽게 말해 공짜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라. 21세기 문명의 비전역시 공유 경제다. '소유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말이 있다. 백수라면 도서관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공유 경제와 관련해서는 적극 연대해야 한다.

접속의 기예

첫번째 행동 지침. 관찰하라
- 풍경이건 기술이건 사람이건, 여행지에서 마주치는 것들은 다 호기심을 야기한다.

둘째는 기록하라
- 언어로, 본대로 느낀대로. 관찰과 기록과 감응의 삼중주!
인류는 늘 유량상태였다. 처음엔 씰크로드를 따라, 다음엔 항해로를 따라, 20세기엔 하늘길로, 21세기엔 별들의 항로를 따라 저 머나먼 우주로의 여행을 시도할 것이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 길 역시 쉼 없이 움직인다. 그 역동성과 스릴을 즐기려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난 누구? 여긴 어디?'

4장. 배움에는 끝이 없다
'시험지' 밖으로 튀어라
'시험기계'로 살아가는 저 기나긴 시간 속에서 배움의 즐거움이라곤 상정조차 되지 않는다.
백수가 되는 순간 백 권의 고전에 도전하는 미션을 스스로에게 부여해보라. 그럼 눈뜨면 바로 동네 도서관, 지역박물관, 아니면 북 카페 등등으로 뛰쳐나가게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 배가 고프게 되고, 그때 먹는 밥은 꿀맛이다. 밥을 먹으면 걷고 싶어진다. 그러면 그날 읽은 책을 음미하면서 산책을 하라. 그리고 다시 독서! 그렇게 하루를 보내면 몸과 마음이 충만해질 것이다. 그런 시간을 쭉 이어가려면 당연히 벗이 필요하다.

백수는 노동에서 벗어나 활동을 창안하는 존재다. 놀고 먹고 걷고 만나고. 그 모든 활등의 핵심은 '배움'이다. 읽기, 말하기, 쓰기, 배움보다 더 고매한 일도 없고, 배움보다 더 즐거운 일도 없다.
백수는 당연히 지성을 연마해야 한다. 그 지성이 삶과 죽음의 경계로 나아가면 지혜가 된다.

그럼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은?
그 지평선 위를 거침없이 달려가는 것뿐! 각자의 현장에서 각자의 속도대로. 청년에서 중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소크라테스와 공자, 부처와 장자 등 인류의 영원한 멘토들이 그랬던 것처럼. 백수의 원조이자 21세기 청년들의 영원한 '길벗' 연암 박지원이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