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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불편한 편의점(김호연 - 나무옆의자)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다 본 책.
이제 편의점에서 일하는 사람,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일 것 같다.

불편한 편의점.

책표지(앞, 40만부 기념 벛꽃 에디션)

책표지(뒤)





책 앞표지를 넘기니 글쓴이의 싸인이 있어 순간 놀랐다.


독고. '그는 누구일까?'가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그가 손님들과 관계를 통해 소통하고 도움을 주는 모양이 감동적이다. 읽는이도 함께 치유가 된다. 그들은 나, 우리와 같은 모습들을 하고 있다.

기차 안 임여사의 모습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 산해진미 도시락 ♧

임영숙 여사가 가방 안에 파우치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기차는 평택 부근을 지나고 있었다.


♧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 ♧


아오, 씨....... 시현은 대화를 자제하기로 한 아까의 다짐을 또 까먹은 걸 후회했다. 그럼에도 제이에스를 그렇게 퇴치한 건 정말이지 통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현은 독고 씨가 카누 블랙을 마셔도 더 이상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 삼각김밥의 용도 ♧


그저 독고 씨와 '짜몽'이 가난한 부자처럼 삼각형 모양 아침을 먹는 걸 바라보았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안도감과 용서, 낯선 흥분이 선숙 씨에게 생동감을 주고 있었다. 자신 역시 이 기묘한 소동극의 삼각형 한 변을 차지한 게 이상하게 재미있다고 느껴져서 삼각깁밥을 까며 그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짜목이 그러는데...... 게임하면서... 삼각김밥...... 먹기 좋대요. 아들 게임할 때...... 줘요."

♧ 폐기 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 ♧

"나? 입닥치고 조용한 쪽 편이다. 잘 들어. 이놈아, 우리같이 돈도 없고 힘도 없는 노인들은 발언권이 없는 거야 성공이 왜 좋은 줄 아나? 발언권을 가지는 거라고 성공한 노인들 봐 일흔이 넘어도 정치하고, 경영하고, 응! 떠들어도 밑에 젊은 놈들이 경청한다고. 걔들 자식들도 충성하고. 근에 우린 아냐. 우린 망했잖아. 그런데 떠들긴 뭘 떠들어!"

♧ ALWAYS ♧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 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더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는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는 친구들......"

기차가 강을 건넜다. 눈물이 멈췄다.

배경음악으로 아바의 Thank you for the music 이 흐른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