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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

커피 이야기 - 커피와 한국사

커피 이야기 - 커피와 한국사

 

조선의 커피 유입


한국의 커피는 1896년 아관파천 때 고종이 최초로 마셨다는 설이 있어요.
하지만 이에 앞서 윤치호, 유길준이 커피를 알고 있었고
1884년 의료 선교사의 기록에 경복궁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내용이 있어요.
이미 궁정과 상류층에는 퍼져 있었어요.

 

가비(고종과 커피를 소재로한 영화, 2012)


1897년 '독립신문'에 자바 커피를 판매한다는 광고가 실렸어요.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는데, 일본은 네덜란드와 교류를 하고 있었고, 네덜안드는 인도네시아를 식민지로 갖고 있었어요.

 

독립신문에 실린 Java Coffee 광고(1897)

 


1899년 윤용주라는 사람이 홍릉 전차 정거장 앞에서 다과점을 개업하고 커피를 팔았어요.
이것을 한국 최초의 커피하우스로 볼 수 있어요.

1902년 손탁호텔의 정동 구락부에서 커피를 본격적으로 판매하면서 대중화가 시작되었어요.
1960년대 서울대 학림다방, 세시봉으로 이어져요.

 

일본의 커피


일본은 1498년 포르투갈 항해선이 인도로 가던 중 표류하다 규슈에 도착해 유럽과 교류가 시작되었어요.
네덜란드와는 1600년대 부터 교역하고 개항하면서 유럽 못지않게 빨리 커피가 유입되었어요.
1700년대 초, 나가사키 데지마에 네덜란드 상인 거주지가 있어서 커피가 처음 들어와요.
라틴아메리카보다 빨리 커피가 퍼진 거예요.
1782년 난 연구자가 쓴 '만국 관규'라는 책에 커피나무가 언급되어 있어요.

19세기, 메이지정부가 일본군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우유과 고기를 먹게 했어요.
일본 사람들은 중세까지 생선 외에는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았어요.
우유의 비린 맛을 없애기 위해 커피를 타서 마신 것이 커피우유가 되었어요.
메이지유신 이후에 설탕을 넣어 커피 맛을 알게 되었어요.
'탈아입구(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여 근대화하자)'라는 사고가 있어 본격적으로 커피가 대중화되었으며, 이 시기는 한국과 비슷해요.
19세기 말 20세기 초 메이지 시대에는 오스만튀르크와 공식 외교관계가 수립되어 있어 황제가 이스탄불에 방문해 터키식 커피를 마시게 되었어요. 왕실에서는 이때부터 커피 맛을 알게 돼요.

일제 강점기에 '이상'시인이 종로에 '제비', '무기' 커피숍을 차렸다가 망했어요.
'금홍이'와의 관계에 있어 바리스타인 금홍이가 나가버린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의 커피는 탕약 끓이듯이 끓여 먹었고 색과 맛이 비슷한 담뱃잎도 추가했어요.

 

산업화 과정과 커피


커피 소비량과 GDP와 비례 관계에 있어요.

1945년 이전에는 원두커피가 대세였어요.
1945년 이후 3년간 미군정이 통치하면서 C-레이션(바로 먹을 수 있는 등급) 전투식량으로 인스턴트커피가 들어왔어요.
부산의 국제시장, 남대문시장에 미군의 인스턴트커피가 거래되기 시작해요.
일본이 물러나면서 원두가 들어올 길이 없어 인스턴트커피로 대체되었어요.
6.25 전쟁으로 본격적인 미국의 군수물자가 들어오는데 커피도 포함되었어요.

한국 최초의 원두커피점은 1968년 춘천 '이디오피아의 집'이에요.
에티오피아 황제가 6.25 전쟁 때 황실근위대를 포함해 파병을 했어요.
박정희 시절에 한국을 방문해서 에티오피아 기념관을 건립하고 길 건너에 커피집을 세웠어요.
황제가 생두를 보내줘서 에티오피아 원두만 취급하는 곳이에요.
원두 수입금지 시절인데 정부에서 허락을 한 거예요.
[위치] 강원 춘천시 이디오피아길 7
T. 033-252-6972 (레고랜드가 있는 의암호 주변)

 

국내 커피의 확산 과정

 

동서식품 인스턴트 커피 판매 기사(매일경제 1970년 12월)


♠ 1976년 동서식품이 세계 최초의 믹스커피 제작
맥스웰 커피(현재 맥심, 맥스웰 하우스한테 기술을 받음)
♠ 1977년 자판기 도입, 대학교에 커피가 퍼짐
♠ 1988년 서울 올림픽으로 큰 변화, 원두가 사치품(금지품목)에서 풀림
♠ 1988년 압구정동 자댕 카페에서 원두커피를 판매(대중화의 선두)
♠ 1997년 IMF 기간 중 원두가 비싸져 수입 중단됨
♠ 1999년 7월 이대에 스타벅스 도입, 고급 프랜차이즈 시대 도래
♠ 2000년대 초반 20,000불 넘으면서 주 5일제로 휴일 카페 문화 발전
♠ 2008년도 카페베네가 생기면서 그 수가 급격히 증가

♠ 카페 수는 서울에 2만 개, 전체의 40%가 서울 경기에 위치함
♠ 국내에는 8만 4천 개로 단위 면적 당 세계에서 가장 많음

잔에 담겨 덩그러니 탁자 위에 놓인
커피는 단지 사물이다.
그러나 목을 넘어오는 순간,
그것은 나를 지배하는 정서가 된다.
눈을 지그시 감게 만드는
그윽함, 따스한 온기,
대로는 짜릿한 전율...
커피의 향미는 내가 실존하고 있음을
일깨워주는 구체적인 느낌이다.
마음에 떠오르는 감성이
말을 통해 시로 피어나는 것과 같다.
정서, 전율, 감성, 향미, 관능,
감정의 순화, 커피는 시를 닮았다.


인스토레이터(호주의 세계적인 커피 로스터)가
'에스프레소 퀘스트'의 서문에 적은 시
'한 잔의 에스프레소에서 신을 만나는 아름다운 경험'


커피를 마실 때 이 잔 속으로 커피가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곡절이 있었나 가끔 돌이켜 보는 것도 좋겠어요.
더 깊은 맛이 나지 않을까요.